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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Alejandro González Iñárritu) 감독의 <레버넌트(The Revenant, 2015)>는 단순한 생존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본능, 복수심,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깊이 탐구하는 철학적 영화다.
영화는 19세기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사냥꾼 휴 글래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동료에게 배신당하고 죽을 위기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복수를 다짐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그는 혹독한 자연 속에서 생존하며, 마침내 자신을 배신한 존 피츠제럴드(톰 하디)를 쫓는다.
이 영화는 "인간은 어디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가?", "복수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자연과 인간은 대립하는가, 공존하는가?" 등의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번 글에서는 <레버넌트>가 탐구하는 생존 본능, 복수의 의미,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분석해본다.
1. 생존 본능 – 인간은 어디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가?
영화에서 휴 글래스는 곰에게 습격당한 후,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살아남으려 한다.
- 그는 부상을 입고도 스스로 상처를 치료하며, 죽음을 극복하려 한다.
- 먹을 것이 없을 때는 날고기를 먹고, 추위를 피하기 위해 죽은 말의 뱃속에서 잠을 청한다.
- 그의 생존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의지와 목적(복수)에 의해 더욱 강해진다.
이것은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자연 상태 개념과 연결된다.
- 홉스는 "인간은 본질적으로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 영화 속 휴 글래스도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덕과 사회적 규범을 초월하는 행동을 한다.
그렇다면,
- 인간은 어디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가?
- 생존을 위해 우리는 어디까지 도덕적 한계를 넘을 수 있는가?
영화는 결국 생존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목적을 가질 때 더욱 강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2. 복수의 의미 – 복수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휴 글래스가 살아남은 이유 중 하나는 아들을 죽인 피츠제럴드에게 복수하기 위해서다.
- 그는 치명적인 부상에도 불구하고, 복수심을 원동력으로 삼아 살아남는다.
- 그러나 복수를 달성한 순간, 그는 허무함을 느낀다.
이것은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도덕 철학과 연결된다.
- 니체는 "원한(ressentiment)은 인간을 갉아먹는 감정이며, 진정한 강자는 복수 대신 창조적인 힘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 휴 글래스도 복수를 완수한 뒤, 궁극적인 목표를 잃고 허무함을 느낀다.
그렇다면,
- 복수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 복수는 인간을 강하게 하는가, 아니면 파괴하는가?
영화는 결국 복수가 삶의 목표가 될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 허망한 감정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3. 자연과 인간 – 자연은 적인가, 공존의 대상인가?
영화에서 자연은 잔혹한 시험의 장이지만, 동시에 인간을 품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 휴 글래스는 자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야생 동물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 그는 자연과 싸우면서도, 결국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여진다.
이것은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의 자연 상태 개념과 연결된다.
- 루소는 "인간은 문명 속에서 타락했으며, 자연 상태에서 더 순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휴 글래스도 문명의 도덕이 사라진 자연에서 더 강하고 순수한 존재로 변화한다.
그렇다면,
- 자연은 인간의 적인가, 아니면 인간을 성장시키는 환경인가?
- 인간은 문명을 떠나 자연 속에서 더 순수해질 수 있는가?
영화는 자연은 인간의 시험장이면서도, 인간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공간임을 보여준다.
4. 결론: <레버넌트>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들
영화 <레버넌트>는 단순한 생존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생존 본능, 복수의 의미,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심오한 철학적 논의를 담고 있다.
- 인간은 어디까지 살아남을 수 있는가?
- 복수는 인간을 강하게 하는가, 아니면 파괴하는가?
- 자연은 인간의 적인가, 아니면 인간을 성장시키는 공간인가?
영화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과 인간의 본질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