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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The Rain)’은 덴마크 최초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바이러스로 인한 종말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생존 드라마입니다. 단순한 재난물이 아닌, 인간성, 가족, 도덕, 선택이라는 복합적인 테마를 다루며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북유럽 특유의 어둡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서서히 붕괴되는 사회의 민낯과, 그 속에서도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레인 줄거리: 비가 내린 날, 모든 것이 무너졌다
비에 바이러스가 섞여 전염되는 전대미문의 재앙. 과학자 아버지의 경고에 따라 주인공 시몬과 라스무스 남매는 외부와 차단된 벙커에 피신하게 된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들은 더 이상 갇혀 있을 수 없어 밖으로 나서게 되고, 바이러스로 텅 빈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바이러스는 사람들만 죽인 게 아니다. 사회 질서는 무너졌고, 남은 인간들은 점점 더 잔혹해진다. 남매는 그 과정에서 다양한 생존자들과 만나고,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충돌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들이 마주하는 진실은 단순한 생존의 문제가 아니라, 바이러스의 근원이자 열쇠를 지닌 존재가 바로 라스무스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레인’은 단순한 탈출과 모험을 넘어, "우리는 누구를 지켜야 하는가", "어디까지가 옳은 선택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진다. 비가 내릴 때마다 죽음이 오고, 맑은 날조차 마음 놓을 수 없는 세계에서, 인간은 얼마나 인간다울 수 있을까?
등장인물: 희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들
- 시몬 (Simone) – 책임감 강한 언니. 어린 동생을 지키기 위해 언제나 한 발 앞서 생각하며 움직인다. 강인하면서도 감성적인 내면이 인상적이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 라스무스 (Rasmus) – 치명적인 비밀을 지닌 소년. 그의 몸에 잠든 바이러스는 세상을 파괴할 수도, 구원할 수도 있는 열쇠다. 성장하면서 점점 불안정해지고, 선택 앞에서 인간성과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 마르틴 (Martin) – 생존자 그룹의 리더. 냉철한 판단력을 지녔지만, 시몬과의 관계를 통해 점차 인간적인 면을 회복해 간다. 생존의 논리와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인물.
- 레아, 벤자민, 장, 패트릭 등 – 각자의 사연을 가진 생존자들. 이들이 함께 모여 한 팀을 이루면서, 공동체라는 개념이 어떻게 붕괴되고 회복되는지를 보여준다.
작품 기본 정보
- 제목: 레인 (The Rain)
- 형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 시즌/회차: 총 3시즌 / 시즌당 6~8화
- 런타임: 회당 약 45~50분
- 제작국: 덴마크
- 장르: 디스토피아, 생존, 스릴러, 청춘 드라마
- 출연: 알바 아우구스트, 루카스 링하르트, 미켈 보 푀르스고르 외
- 방영 플랫폼: 넷플릭스
감상총평: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는가
‘레인’은 바이러스가 세상을 파괴한 이후를 다루지만, 사실 진짜 공포는 자연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드러낸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어디까지 추락할 수 있는가, 혹은 어디까지 고결해질 수 있는가. 이 드라마는 그 질문을 아주 집요하고 섬세하게 따라간다.
라스무스는 인류의 희망이자 위협이다. 자신의 존재가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곁을 지키는 시몬은,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비가 내리더라도 자신이 믿는 옳음을 끝까지 지키려 한다. 이 둘의 대비는, 단순한 오빠와 동생의 관계를 넘어, ‘본능과 윤리’, ‘사랑과 책임’이라는 더 큰 테마로 확장된다.
또한 북유럽 특유의 묵직하고 차가운 분위기 속에서, 인물들이 조금씩 망가져 가는 모습은 감정적으로 매우 강렬하다. 눈부신 영웅담도 없고, 완벽한 구원자도 없다. 오히려 작은 선택의 누적이 세상을 바꾼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매우 현실적이다. 그리고 그 현실감이 관객을 더 깊은 몰입으로 이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공동체'에 대한 질문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는 타인을 배제하고 나만 살 것인가, 아니면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할 것인가. ‘레인’은 그 모색의 과정을 스릴과 감정 모두로 그려낸다. 누군가는 가족을 위해 폭력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이 복잡한 선택의 연쇄가 너무나 인간적이라, 단순히 "선"이나 "악"으로 나눌 수 없다.
감정선의 완급 조절도 훌륭하다. 잔잔한 눈빛 하나로 전하는 슬픔, 예기치 않은 배신에서 터져 나오는 분노, 문득 찾아오는 유머까지. 감정이 폭발하기보단 고요히 쌓여가는 스타일이어서, 끝까지 보고 나면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이 남는다.
결론: 비는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선택은 우리 몫이다
‘레인’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이지만, 그 안에 담긴 질문들은 철저히 현실적이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가? 생존만이 전부일까, 아니면 그 방식이 더 중요할까?
이 드라마는 세상이 무너졌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인간성의 민낯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이라면, 라스무스를 지킬 것인가? 아니면 모두를 위해 그를 포기할 것인가?
비가 모든 걸 씻어버린 세상에서도, 감정과 윤리는 살아 있다. 그 가치를 끝까지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레인’을 꼭 만나보자.
시청 가능한 플랫폼: 넷플릭스 ※ 본 글은 2025년 5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시청 가능 여부는 변동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