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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은 외모 강박, 디지털 시대의 소통,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날카롭게 조명하는 스릴러 드라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배우 고현정, 나나, 이하늬가 주인공 김모미의 다양한 삶의 단계를 연기하며 깊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코믹하면서도 비극적인 톤으로,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아름다움’과 그로 인한 파멸적 선택들을 정면으로 다룬다.
마스크걸 줄거리: 가면 속에서 드러나는 진짜 욕망
김모미는 평범한 사무직 여성이다. 타고난 외모 콤플렉스와 사회적 평가 속에서 자신감을 잃은 그는, 밤이 되면 마스크를 쓰고 인터넷 방송 BJ ‘마스크걸’로 변신한다. 얼굴을 가린 채 자신의 끼와 재능을 마음껏 표현하는 이중생활은 모미에게 일종의 해방감을 준다.
하지만 그 자유는 곧 위험한 현실로 이어진다. 우연히 한 직장 동료와 부적절한 관계에 휘말리고, 그로 인해 살인사건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전락한다. 이후 김모미는 여러 인물로 삶을 이어가며, 사회와 개인의 무의식적 폭력에 맞선다.
드라마는 김모미의 변화를 단순히 외모의 변화로 보지 않는다. 각 시기의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미는 사회적 시선, 욕망, 죄책감, 그리고 자유에 대한 끝없는 질문의 연속이다.
등장인물: 가면을 쓴 다양한 자아
- 김모미 (고현정/나나/이하늬) – 평범하지만 외모에 대한 열등감으로 이중생활을 시작한다. 각 시기의 배우들이 모미의 감정적, 심리적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초반의 불안과 희망, 중반의 절망과 갈망, 후반의 각성과 수용까지 입체적인 인물이다.
- 주오남 (안재홍) – 모미의 직장 동료이자 몰래 그녀를 숭배하는 인물. 왜곡된 욕망과 자기 연민으로 비극을 자초한다.
- 김경자 (염혜란) – 살인사건과 얽힌 또 다른 피해자이자 가해자의 경계선에 선 인물. 피해자 코스프레의 뒤에 숨겨진 분노를 상징한다.
- 강미모 (연우) – 모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순수했던 꿈과 현실적 좌절의 시작점을 보여준다.
작품 기본 정보
- 제목: 마스크걸
- 형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 러닝타임/회차: 7부작, 회당 약 60분
- 공개 연도: 2023년
- 출연: 고현정, 나나, 이하늬, 안재홍, 염혜란, 연우 외
- 주제 키워드: 외모 강박, 이중생활, 욕망, 여성 서사, 스릴러
- 방영 플랫폼: 넷플릭스
감상총평: 가면 속 자유, 그리고 자기 파괴의 역설
‘마스크걸’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니다. 이 작품이 진정 뛰어난 이유는, 사회적 규범이 만든 ‘이상적 외모’라는 가면 아래 사람들이 얼마나 고립되고 스스로를 파괴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하기 때문이다.
김모미의 이중생활은 단순한 범죄 서사의 장치가 아니라, 오늘날 수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위기와 연결된다. SNS 시대, 사람들은 꾸민 이미지(프로필 사진, 필터, 닉네임)로 자신을 꾸민다. 그것은 때로 자유이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속박하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모미는 자신의 끼와 욕망을 드러내며 자유를 맛보지만, 그 자유는 사회가 용인하지 않는 방식이었고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
흥미로운 것은, ‘마스크걸’이 전통적인 피해자-가해자 구도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인물은 피해자이자 가해자이며, 이들은 자신의 선택과 욕망의 결과를 감당해야 한다. 주오남처럼 왜곡된 사랑을 폭력으로 표현한 이도, 김경자처럼 피해의식을 분노로 바꾼 이도 결국 같은 함정에 빠진다. 이 작품은 "선택은 자유지만 결과는 스스로 짊어져야 한다"는 냉철한 현실을 보여준다.
또한 각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모미라는 한 인물이 가진 복합적인 심리를 분명하게 표현한다. 고현정은 죄책감과 체념을, 나나는 희망과 분노를, 이하늬는 수용과 해방의 감정을 담았다. 이 세 여성이 연기한 모미는 한 사람의 생애이자, 동시에 사회 속 모든 ‘보이지 않는 여성들’을 상징한다.
무엇보다 ‘마스크걸’은 보는 이로 하여금 질문하게 만든다. "내가 쓰고 있는 가면은 무엇인가?" "그 가면은 나를 보호하는가, 아니면 갉아먹고 있는가?"
이 드라마는 외모지상주의 비판을 넘어, 디지털 사회에서 정체성과 욕망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철학적으로 탐구한다. 그리고 어떤 결론도 쉽게 내려주지 않는다. 모미의 비극적인 여정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각자의 가면을 성찰하게 만든다.
결론: 가면을 쓰고도 진짜 나를 찾을 수 있을까?
‘마스크걸’은 엔터테인먼트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품은 드라마다. 감각적 연출과 배우들의 명연기, 그리고 무엇보다 시대적 질문을 품은 서사가 빛난다. 아름다움에 대한 사회의 강박, 여성성과 욕망, 선택과 책임의 무게가 가벼운 장면 하나 없이 차곡차곡 쌓인다.
만약 지금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떤 가면을 쓰고 있는지 고민해본 적이 있다면, ‘마스크걸’은 단순한 시청 경험이 아니라 거울 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
시청 가능한 플랫폼: 넷플릭스 ※ 2025년 5월 기준. 스트리밍 플랫폼은 추후 변동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