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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스트 리폼드>

 

폴 슈레이더(Paul Schrader) 감독의 <퍼스트 리폼드(First Reformed, 2017)>는 단순한 종교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신앙과 절망, 인간의 도덕적 갈등, 그리고 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깊이 탐구하는 철학적 영화다.

영화는 작은 교회의 목사인 어니스트 톨러(에단 호크)가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점점 극단적인 사상에 빠지는 과정을 그린다. 환경 문제와 인간의 탐욕을 목격한 그는 점점 신의 존재에 대한 확신을 잃고, 신앙의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진다.

이 영화는 "신은 정말 우리를 인도하는가?", "신앙은 절망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도덕적 책임과 신앙은 공존할 수 있는가?" 등의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이번 글에서는 <퍼스트 리폼드>가 탐구하는 신앙과 절망, 도덕적 갈등, 그리고 인간의 선택을 분석해본다.

 

1. 신앙과 절망 – 신은 정말 우리를 인도하는가?

영화 속에서 톨러 목사는 점점 신에 대한 믿음을 잃어간다. 그는 환경 파괴와 인간의 탐욕을 목격하며, 신이 과연 존재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을 느낀다. 그는 기도와 신앙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지만, 현실의 문제들은 더욱 심각해진다.

이러한 고민은 덴마크 철학자 키에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의 "신앙의 도약"과 연결된다. 키에르케고르는 신앙이란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도약이라고 주장했다. 톨러는 신앙을 붙잡으려 하지만, 합리적 사고와 현실적 문제 앞에서 신을 믿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그렇다면 신은 정말 우리를 인도하는가? 절망 속에서 신앙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영화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신앙이 단순한 위안이 아니라 인간이 직면한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도덕적 갈등 – 선과 악은 절대적인가?

영화에서 톨러는 신앙이 가르치는 평화와 용서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급진적인 행동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려 할 것인지 고민한다. 환경 문제를 경고하는 한 신도가 급진적인 방법으로 세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자, 톨러는 이에 점점 동조하게 된다. 그는 결국 자신이 믿던 신앙과 현실에서의 정의 실현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는다.

이러한 갈등은 이마누엘 칸트(Immanuel Kant)의 도덕 철학과 연결된다. 칸트는 "도덕적 행동은 결과가 아니라, 그것이 옳기 때문에 수행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톨러는 도덕적 옳음을 추구하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 앞에서 그 기준이 흔들린다.

신앙과 현실의 도덕적 기준은 항상 일치하는가? 급진적인 행동은 언제 정당화될 수 있는가? 영화는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절대적인 선과 악은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은 도덕적 고민 속에서 스스로 선택해야 함을 강조한다.

 

3. 인간의 선택 –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

영화 속에서 톨러는 점점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하며, 마지막 순간에 그가 신을 믿고 있는지조차 불확실해진다. 그는 급진적인 행동을 결심하지만, 마지막 순간에서야 사랑과 희망이 존재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영화는 열린 결말을 통해, 톨러가 자신의 선택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남긴다.

이것은 사르트르(Jean-Paul Sartre)의 실존주의와 연결된다.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신의 선택을 통해 스스로를 정의한다."고 말했다. 톨러 역시 신앙과 절망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정의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우리는 신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가? 영화는 결국 인간은 신앙과 현실 사이에서 스스로 선택하며, 그 선택이 자신의 삶을 결정함을 보여준다.

 

4. 결론: <퍼스트 리폼드>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들

영화 <퍼스트 리폼드>는 단순한 종교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신앙과 절망, 도덕적 갈등, 그리고 인간의 선택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담고 있다.

영화는 신은 정말 우리를 인도하는가, 절망 속에서 신앙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신앙과 현실의 도덕적 기준은 항상 일치하는가, 우리는 신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지만, 우리 각자가 신앙과 현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 다시 한번 고민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