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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메이커 줄거리 및 감상평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퀸메이커(Queenmaker)’는 두 명의 여성 중심 캐릭터를 통해 권력, 진실, 정의의 균열을 파고드는 정치 드라마입니다. 기업의 위기를 막기 위해 살아온 전략가와, 시민을 위한 정의를 외치는 인권 변호사가 만났을 때 벌어지는 강렬한 대결과 연대의 이야기. 이 작품은 단순한 여성 서사나 선악 대결을 넘어, 이념과 감정이 복잡하게 얽힌 인간의 선택에 주목하며 깊은 울림을 줍니다.

 

퀸메이커 줄거리: 전략가와 운동가, 정치판에서 만나다

황도희(김희애)는 대기업 을지그룹의 전략기획실장으로, 위기를 봉합하고 스캔들을 관리하며 '보이지 않는 손'으로 회사를 지켜온 위기관리 전문가입니다. 그녀는 조직 내 사건 은폐를 도맡으며 ‘냉정한 해결사’로 불리지만, 어느 날 자신의 손으로 덮어왔던 사건이 한 여성의 죽음으로 이어지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녀는 회사를 떠나며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인물 – 인권변호사 오승숙(문소리)을 찾아갑니다. 오승숙은 소외된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싸워온 인물이지만, 정치 경험도, 후원 세력도 부족한 '비주류'였습니다. 황도희는 그녀를 서울시장으로 만들어 ‘진짜 변화를 이끌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선거 캠프의 킹메이커 역할을 자처합니다.

하지만 선거판은 이상과 정의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곳. 황도희는 냉철한 전략과 파격적 이미지 메이킹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오승숙은 그런 방식에 도덕적 갈등을 느낍니다. 과연 두 사람은 서로의 방식을 받아들이며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요? 권력을 쥐기 위한 치열한 게임 속에서, 진짜 '정치'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등장인물: 강렬하게 충돌하고, 서서히 연결되는 두 여성

황도희 (김희애) 을지그룹의 전략실장으로, 뛰어난 언변과 정치 감각을 갖춘 엘리트. 평생을 권력의 뒤에서 위기를 조율해 온 해결사였지만, 한 사건을 계기로 정의와 양심의 딜레마에 빠지며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한다. 김희애는 이 인물을 차갑고 완벽한 외면 뒤의 인간적인 갈등까지 설득력 있게 표현하며, ‘차가운 프로페셔널’의 아이콘을 다시 한번 새롭게 썼다.

오승숙 (문소리) 변방의 인권 변호사지만, 진심과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강한 인물. 말보다는 행동, 전략보다는 정의에 집중하는 타입이다. 선거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지만, 현실 정치의 냉혹함 앞에서 이상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다. 문소리는 감정선을 따뜻하게 끌고 가며, 정의로운 인물이 흔들리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을지재이 (서진원) 을지그룹 후계자이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인물. 황도희의 옛 상사이자 적으로, 위선과 정치적 가식의 집합체. 재벌가와 정계의 유착, 언론 플레이 등 각종 비리를 주도하는 캐릭터로, 전형적 악역이지만 꽤 현실적인 위협감을 주는 존재다.

 

작품 기본 정보

  • 제목: 퀸메이커 (Queenmaker)
  • 형식: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 회차: 총 11부작 (1회 약 60분)
  • 공개일: 2023년 4월
  • 감독: 오진석
  • 출연: 김희애, 문소리, 서진원, 옥자연 외
  • 주제 키워드: 정치, 권력, 여성 서사, 킹메이커, 정의와 전략
  • 시청 플랫폼: 넷플릭스 단독 공개

 

감상 총평: 권력보다 강한 감정, 전략보다 날카로운 연대

퀸메이커는 표면적으로는 선거 캠페인을 다룬 정치 드라마이지만, 그 실체는 ‘두 명의 여성이 세상을 바꾸는 방식’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관계 중심 서사에 가깝다. 황도희는 전략으로 세상을 움직이던 사람이었고, 오승숙은 신념으로 세상을 버텨온 사람이었다. 이 둘이 만났을 때, 드라마는 단순한 대립구도가 아닌 '상반된 가치관의 충돌과 합의'를 치밀하게 그려낸다.

가장 인상적인 건 이 작품이 감정을 ‘정치적 무기’가 아니라 ‘인간적 힘’으로 다룬다는 점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언제나 논리보다 감정이고, 이 드라마는 그 사실을 믿는다. 특히 황도희의 변화는 ‘정치 컨설턴트의 각성’이 아니라, 철저하게 감정의 작용으로 그려진다. 타인의 고통을 무시하던 인물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흔들리고, 도와주고 싶어진다’는 지점에서 드라마는 강력한 감정적 설득력을 획득한다.

문소리가 연기한 오승숙은 이상적인 지도자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그녀의 미숙함은 이질적이지 않고 오히려 현실적이다. 우리는 흔히 ‘좋은 사람은 정치와 멀다’고 생각하지만, 이 드라마는 ‘좋은 사람도 정치를 해야 세상이 바뀐다’는 역설을 감정선 안에 풀어낸다. 이건 설교가 아니라, 드라마가 보여준 ‘사람의 표정과 말투, 망설임과 결정’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연출과 대본도 주목할 만하다. ‘고발’이 아니라 ‘이해’를 택한 방향성, 과장되지 않은 현실 밀착형 대사, 그리고 단순한 여성 연대가 아닌 ‘복잡한 감정과 선택을 기반으로 한 신뢰 형성’이 놀랍도록 섬세하게 구성돼 있다. 누군가에겐 이 드라마가 ‘느리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느림은 감정이 자라나는 시간이며, 신뢰가 쌓이는 속도이다. 정치를 다룬 이야기지만, 결국 퀸메이커는 ‘누군가의 인생을 진심으로 도와본 적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복수극도, 승리 서사도 아니다. 오히려 ‘결국 사람은 사람으로 바뀐다’는 조용한 확신, 믿음에 대한 회복, 관계의 복원이라는 메시지로 귀결된다. 시끄러운 뉴스 대신, 조용한 드라마가 우리에게 던지는 정치는 어쩌면 이보다 더 현실적일지 모른다.

 

결론: 지금 우리가 보고 싶은 여성 정치 드라마

‘퀸메이커’는 드라마적인 재미는 물론, 사회적 메시지와 감정의 무게까지 고루 갖춘 작품이다. 특히 현실 정치에 실망하거나 무력함을 느꼈던 시청자에게, ‘변화는 가능하다’는 희망을 조용히 전해주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정치, 권력, 여성 연대, 감정적 성장… 이 모든 키워드가 탄탄한 이야기와 연기로 채워진 퀸메이커. 지금 넷플릭스에서 감상해 보시길 추천한다.

  • 시청 가능 플랫폼: 넷플릭스 (2025년 기준 스트리밍 제공 중)